EP.045 화력은 2%씩만 움직이고, 세기는 횟수로 정한다
이론 페이지는 화력 변화를 2% 스텝으로 고정하고 세기는 줄이는 횟수로 조절하며, 한 번 줄인 뒤에는 20–40초 동안 재판정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ET의 변화가 BT에 몇십 초 늦게 도착한다는 점과 맞는 설계지만, 2%와 20–40초 자체는 문헌이 보증하지 않는 경험 보정값이다.
불을 줄여야 한다는 판정이 나왔을 때 얼마나 줄일지는 로스터마다 다르다. 하이퍼-Δ 이론 페이지는 이 질문에 의외로 단순하게 답한다. 한 번에 움직이는 폭, 즉 스텝은 2%로 고정하고, 세게 줄이고 싶으면 폭을 키우는 대신 줄이는 횟수를 늘리라는 것이다. 이번 글은 이 한 줄이 왜 그럴듯한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이론이 말한 것이고 어디부터가 내 추측인지를 나눠서 적어 본다. 근거는 오늘 확인한 이론 페이지의 문구뿐이며, 앱 내부 코드나 실제 로스팅 로그는 이번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다.
먼저 페이지가 적어 둔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제어 지도의 맨 아래에 "스텝 2% 고정, 세기는 '빈도'로"라는 줄이 있다. 바로 옆에는 "주기 = 감열 후 20–40초 잠금(lockout) 뒤 재판정"이라고 적혀 있고, 가스는 "20~80%" 범위, 규칙은 "RoR 피크 이후 적용"이라고 되어 있다. 상태표의 행동 칸에도 같은 방식이 반복된다. ET와 BT가 함께 오르는 구간은 "감열 −2% · 매 주기(1차 후 더 자주)"이고, 공급 적체 구간은 "감열 −2% · 격주기(약)"다. 같은 2%라도 매 주기에 줄이느냐, 한 주기 건너 줄이느냐로 세기를 달리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필요한 이유는 같은 페이지의 앞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론 페이지는 ET가 원인이고 BT가 결과이며, 공급을 바꾸면 커피는 "몇십 초 늦게" 반응한다고 설명한다. 이 시간차가 읽어야 할 정보라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한 번에 크게 줄인 불의 효과는 몇십 초가 지나야 BT에 나타난다. 그 사이에 같은 판정이 계속 나오면 또 크게 줄이게 되고, 결국 효과가 한꺼번에 도착했을 때 필요 이상으로 꺾여 있을 위험이 생긴다. 잠금 시간이 20–40초로 잡혀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줄인 직후에는 아직 결과가 오지 않았으니 다시 판정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뜻이다. 다만 이 연결은 내가 두 문구를 이어 붙인 해석이고, 페이지가 그렇게 명시한 것은 아니다.
숫자를 한 번 계산해 보면 이 방식의 성격이 보인다. 가스 범위가 20~80%이므로 폭은 60포인트다. 2%씩 움직이면 끝에서 끝까지 서른 번의 스텝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불을 10포인트 낮추려면 다섯 번을 줄여야 하고, 그 사이에 잠금이 네 번 끼어든다. 잠금이 20–40초라면 최소 80초에서 최대 160초가 걸리는 셈이다. 이 계산은 오늘 페이지의 숫자를 곱한 것이지 실제 로스팅에서 잰 값이 아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다. 이 설계는 빨리 바꾸는 것보다 천천히 확인하며 바꾸는 쪽을 택했다.
그럼 급하게 줄여야 할 때는 어떻게 하는가. 페이지는 "1차 후 더 자주"라고 적었다. 속도를 폭이 아니라 빈도로 높인다는 뜻이다. 판정이 맞다면 같은 방향의 작은 걸음이 연달아 쌓이고, 판정이 틀렸다면 걸음이 작아서 되돌리기 쉽다. 한 번에 크게 줄인 불을 되돌리려면 올려야 하는데, 이 이론은 불을 올리는 것을 스톨일 때 +2% 한 번으로만 허용한다. 그러니 애초에 크게 줄이지 않는 편이 규칙 전체와도 맞아떨어진다.
한계도 있다. 2%라는 값이 왜 2%인지, 20–40초가 왜 그 범위인지는 페이지에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 오히려 같은 페이지의 "정직한 한계" 구역에 감열 % 스텝, 빈도, 임계값, 게인 배수는 문헌이 주지 못하는 값이며 기계와 프로브와 배치에 따라 달라지는 경험 보정값이라고 밝혀 두었다. 그러니 2%는 정답이라기보다 출발점으로 읽는 것이 맞다. 또 이 이론은 드럼식과 흡인식을 기준으로 한다고 적혀 있어서, 화력이 단계식인 기계에서 2% 스텝이 의미가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 가지 더 짚어 둔다. 인디케이터 설명에는 "표시 전용, 자동 제어도 화력 지시도 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그러므로 2% 스텝과 잠금은 화면이 대신 실행해 주는 기능이 아니라, 로스터가 따라 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된 규칙이다. 실제로 몇 퍼센트를 어떤 간격으로 움직일지는 각자의 기계에서 로그를 쌓으며 정하라는 이야기와 같다.
정리하면 이렇다. 이론 페이지는 화력 변화를 2% 스텝으로 고정하고, 세기는 횟수로 조절하며, 한 번 줄인 뒤에는 20–40초 동안 다시 판정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가스 범위 20~80%와 RoR 피크 이후에만 적용한다는 조건도 함께다. 이 설계는 ET의 변화가 BT에 몇십 초 늦게 도착한다는 사실과 잘 맞는다. 다만 수치 자체는 문헌이 보증하지 않는 경험값이다. 폭을 키워 한 번에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이 이론이 반대로 걸음을 작게 쪼개라고 말한다는 점만큼은 기억해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