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2 20개의 커핑 중 90점은 없었다
커핑 노트 화면을 처음으로 열어 실제 계정에 쌓인 20건의 SCA 100점 커핑 세션을 실측했다. 평균 86.1점, 최고 89.5점으로 20건 중 90점을 넘긴 건 하나도 없었고, 평가자 구성과 개별 샘플의 원산지·가공·향미 태그 구조까지 확인했다.

그린빈 아카이브, 하이퍼델타, 홈페이지의 팩토리 모듈까지 — 이 아카이브는 지난 스무 편 넘게 하이퍼 로그의 여러 화면을 뜯어봤다. 그런데 정작 상단 메뉴에 나란히 걸려 있는 "커핑(CUPPING)" 탭은 한 번도 다룬 적이 없다. 로그인 상태의 계정에 들어가 이 화면을 열어보니, SCA 100점 기준으로 기록된 실제 커핑 세션 20건이 쌓여 있었다. 로스팅이 끝난 뒤 그 결과를 어떻게 숫자로 검증하는지 보여주는 화면이라, 오늘은 여기서 실측한 것만 정직하게 옮긴다.
SCA 100점(Q그레이딩) 체계는 업계에 널리 알려진 등급 구간을 쓴다. 90점 이상은 Outstanding, 85.0089.99점은 Excellent, 80.0084.99점은 Very Good, 80점 미만은 보통 스페셜티 등급 밖으로 본다. 이건 하이퍼 로그의 수치가 아니라 SCA가 정한 일반 기준이고, 이 계정의 실제 점수들이 그 구간 어디에 놓이는지가 오늘의 핵심이다.
계정에 쌓인 20건의 평균 점수를 화면에 뜬 그대로 모두 더해보면(87.3·84.7·86.2·86.9·87.9·85.5·86.9·87.0·89.5·85.3·83.7·83.6·86.4·86.4·85.0·89.4·84.1·84.7·83.7·86.8) 합이 1,721.0점, 20으로 나누면 86.05점이 나온다. 화면 상단 "평균 점수" 카드에 뜬 값은 86.1 — 소수점 둘째 자리 반올림 표기 차이일 뿐 실측치와 일치한다. 더 눈에 띄는 건 분포다. 최고점은 Ethiopia Guji의 89.5점(2026.4.9, 박커퍼 평가), 최저점은 Kenya AA Nyeri의 83.6점(2026.3.3, Q-GRADER 김 평가). 20건을 등급 구간으로 나누면 Excellent(8589.99점) 14건, Very Good(8084.99점) 6건이고, Outstanding(90점 이상)에 든 건 단 하나도 없다. 이 계정만 놓고 보면 "90점의 벽"을 넘은 적이 아직 없는 셈이다.
평가자 표기도 실측해봤다. 20건을 이름별로 세어보면 Q-GRADER 김 7건, 박커퍼 7건, 최진우(계정 소유자로 추정되는 이름) 4건, 외부 패널 2건이다. 즉 계정 소유자 본인이 직접 평가한 기록은 전체의 20%뿐이고, 나머지 80%는 다른 이름으로 기록돼 있다. 화면 상단엔 "팀 커핑"이라는 별도 버튼도 있어 여러 사람이 나눠 평가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지만, 이 4개의 이름이 실제로 다른 사람이 로그인해 남긴 기록인지, 아니면 앱이 온보딩용으로 미리 채워둔 예시 데이터인지는 화면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다 — 이 부분은 확인 못 한 채로 남겨둔다.
개별 세션 3건을 열어 구조를 직접 확인했다. Honduras Marcala(최진우 평가, 목록엔 87.9점)를 펼치면 카드에 88점이라는 반올림된 정수 점수와 함께 원산지(Honduras)·가공방식(washed)·로스팅 레벨(medium-light), 그리고 향미 태그(chocolate, stone fruit)가 붙어 있다. Yemen Mocha Matari(Q-GRADER 김 평가, 86.4점)는 86점·natural·medium-light·berry·caramel(+태그 2개 더)로, Kenya AA Nyeri(Q-GRADER 김 평가, 83.6점)는 84점·washed·medium·chocolate·honey(+태그 2개 더)로 구성돼 있었다. 세 건 모두 목록의 소수점 평균과 카드의 정수 점수가 표준 반올림 규칙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87.9→88, 86.4→86, 83.6→84) — 앞서 다른 편에서 발견했던 화면 간 수치 불일치와는 다른, 일관된 결과였다.
한 가지 구조적인 차이는 짚고 넘어갈 만하다. 세 건 모두 "1개 샘플"로 표기돼 있다. 정식 SCA 커핑 프로토콜은 보통 같은 원두를 여러 잔(전통적으로 5잔) 우려 평가자 간·잔 간 편차까지 함께 기록하는 걸 원칙으로 하는데, 이 화면의 기본 단위는 원두 하나당 세션 하나·샘플 하나로 보인다. 여러 잔을 우렸는지, 우렸다면 그 편차를 내부적으로 따로 기록하는지는 이번에 연 세 건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 있다면 다른 탭이나 입력 단계에 있을 수 있지만, 이번 편에서는 다루지 않은 부분으로 남긴다.
향미 태그와 별개로, 페이지 코드에 실려 있는 입력 폼 라벨을 직접 확인해보니 커핑 입력 화면의 구조도 드러났다. 향(Fragrance) 노트, 아로마(Aroma) 노트, 맛(Flavor) 노트, 후미(Aftertaste) 노트, 산미 특성, 바디 특성, 종합 노트까지 — SCA 커핑폼이 다루는 주요 항목을 텍스트 입력란으로 각각 열어두고 있었고, 결점(Defects) 항목도 Taint(컵 수)·Fault(컵 수)·강도(0~5)로 따로 기록하게 돼 있었다. 상단의 "자주 느끼는 맛" 카드에 뜬 CARAMEL·STONE FRUIT·BERRY는 20건 전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태그 상위 3개로, 이번에 열어본 3건의 태그(chocolate·stone fruit·berry·caramel·honey)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로스팅 곡선을 아무리 정교하게 관리해도 그 결과를 컵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반쪽짜리 기록이다. 이 화면은 그 확인 단계를 점수 하나로 뭉개지 않고 원산지·가공·로스팅 레벨·향미까지 함께 묶어 기록해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이 아카이브가 다룬 로그·하이퍼델타·그린빈 화면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마지막 고리였다. 다만 이번 편은 20건 중 3건만 펼쳐 구조를 확인했고, "팀 커핑" 기능이나 다회차 반복 평가 여부는 열어보지 않았다 — 다음에 이 화면을 다시 다룰 기회가 있다면 그 부분부터 확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