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43 입문 가이드는 네 가지 상태와 하나의 규칙만 다룬다
하이퍼-Δ 입문 가이드는 네 가지 상태와 하나의 규칙만, 심화 가이드는 θ_flat·상태표·예외 로직 전체를 다룬다고 소개돼 있다. 상태표는 여섯 행이라 입문용은 기본 네 행과 대응할 가능성이 크지만, PDF 본문은 확인하지 못해 추정으로 남긴다.
하이퍼-Δ 이론 페이지에는 "가이드 다운로드"라는 구역이 따로 있다. 입문자용 "5분 입문 가이드"와 고급자용 "상태 엔진 심화" 두 종류다. 이번 글은 이 두 가이드의 소개 문구와 이론 페이지의 본문을 나란히 놓고, 입문 가이드가 무엇을 덜어냈고 심화 가이드가 무엇을 더 담는지를 따져 본다. 한 가지 먼저 밝혀 둔다. 이 글을 쓰면서 PDF 파일 자체를 열어 보지는 않았다. 근거는 오늘 이론 페이지에 적힌 문구뿐이고, 그래서 가이드 안쪽 내용은 추측하지 않는다.
먼저 페이지가 적어 둔 소개 문구를 그대로 정리하면 이렇다. 입문자용은 "네 가지 상태와 단 하나의 규칙. 커피를 처음 굽는 분도 한 장이면 됩니다."라고 되어 있다. 고급자용은 "델타 정의·임계값(θ_flat)·상태표·예외 로직 전체"라고 되어 있다. 두 문구를 비교하면 입문용은 개수를 줄이는 방향이고, 심화용은 빠진 것을 전부 채우는 방향이다. 입문용에는 숫자와 예외가 없고, 심화용에는 그것들이 다 있다.
여기서 "네 가지 상태"가 무엇인지는 이론 페이지의 상태표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상태표는 ET RoR과 BT RoR의 방향을 곱해서 만든 네 칸이 기본이다. ET가 오르고 BT도 오르는 동반 상승, ET는 오르는데 BT는 내려가는 공급 적체, 둘 다 내려가는 정상 하강, ET는 내려가는데 BT는 오르는 자가 발열·관성이다. 이 네 칸이 입문 가이드가 말하는 네 가지와 같은 것인지는 페이지에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숫자가 일치하고, 이론 페이지의 규칙 문구도 "둘 다 ▼면 유지, 하나라도 ▲면 감열"이라는 한 줄로 정리돼 있어서 "단 하나의 규칙"과 잘 맞는다.
심화 쪽으로 가면 상태표는 네 칸에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표에 BT RoR이 0에 가까운 스톨 행이 있고, ET와 BT가 모두 0에 가까운 불확정 행이 있다. 스톨은 유일하게 불을 올리는 예외로 +2%를 한 번만 쓰고, 회복되면 멈춘다. 불확정은 섣불리 바꾸지 말고 직전 상태를 유지하는 데드밴드 구간이다. 그러니까 표는 모두 여섯 행이고, 그중 네 행이 기본 상태, 두 행이 예외다. 입문용이 네 가지에서 멈추는 것은 이 예외 두 행을 뒤로 미루겠다는 선택으로 읽힌다.
이 선택이 타당한 이유는 예외를 이해하려면 숫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BT RoR이 0에 가깝다"는 말은 얼마를 0으로 볼 것인지를 정해야 의미가 생기고, 그 기준이 θ_flat이다. 데드밴드도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를 애매하다고 볼 것인지"라는 폭을 정해야 한다. 29번 글에서 확인했듯이 이 두 값은 이론이 정해 주는 숫자가 아니라, 기계와 프로브에 맞춰 각자 보정하는 값이다. 처음 굽는 사람에게 아직 보정하지도 않은 숫자를 먼저 주면 오히려 혼란이 커진다. 그래서 숫자 없는 네 칸과 한 줄 규칙으로 시작하는 구성은 설명 순서로는 납득이 간다.
한계도 분명하다. 입문 가이드가 예외를 뺐다면, 입문 가이드만 보고 굽는 사람은 스톨이 오는 순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를 수 있다. 이론 페이지 기준으로 스톨은 "유일한 증열 예외"인데, 평소 "불은 올리지 않는다"는 규칙에 익숙해진 사람이 이 순간에 오히려 더 소극적으로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 입문 가이드가 이 부분을 한 줄이라도 언급하는지는 내가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은 입문 가이드가 부족하다는 결론도, 충분하다는 결론도 내리지 않는다.
이론 페이지에는 가이드를 읽는 것 외에 확인하는 방법이 하나 더 적혀 있다. 맨 아래 문구에는 "로스터기가 없다면 시뮬레이션으로 5분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고, 인디케이터는 웹과 데스크탑 앱(맥·윈도우) 모두에서 무료라고 밝힌다. 가이드 소개의 "5분"과 시뮬레이션의 "5분"은 우연히 같은 숫자일 뿐, 같은 활동은 아니다. 하나는 읽는 시간이고 하나는 화면에서 돌려 보는 시간이다. 두 5분이 실제로 걸리는 시간인지도 측정해 본 값이 아니라 페이지의 표현이므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정리하면 이렇다. 입문 가이드는 네 가지 상태와 하나의 규칙으로 줄였고, 심화 가이드는 델타 정의, θ_flat, 상태표, 예외 로직 전체를 담는다고 소개돼 있다. 상태표를 세어 보면 여섯 행인데, 입문용이 말하는 네 가지는 그중 기본 네 행과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대응은 추정이고, PDF 본문은 이번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입문 가이드로 네 칸에 익숙해지고, 스톨과 데드밴드가 궁금해지는 시점에 심화 가이드로 넘어가는 순서가 자연스러워 보인다. 어느 쪽을 먼저 받을지는 지금 내 로스팅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에 달려 있다.